완결작 모음

천사:키워 나:네? 천사:키우라고

12월 24일 일기 <퇴근하다 이상한 걸 발견했다.> 바람이 매섭다. 겨울 코트 속에 잔뜩 몸을 웅크리고 나는 걸음을 재촉했다. 대로변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전구를 얹은 가로수들과 불을 환하게 키고 종을 매단 가게들. 바닥에는 눈이 폭신하게 쌓였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브라지만. 나는 그런 낭만 같은 건 메마른지 오래였기 때문에 그...

오랫동안 연락이 없던 친구가 이메일로 녹음 파일을 하나 보냈다. 본문 내용은 간단했다. 아무도 없을 때 혼자 들어. 그리고 적혀진 주소로 와라. 파일을 재생해 본 후 나는 온갖 욕을 늘어놓으며 그날 바로 기차를 타고 내려갔다. 도착지는 친구의 고향도 친구 아버지의 고향도 아닌 낯선 지방도시의 인적 드문 주택가였다. 초인종을 누르자 들어오란 소리가 들렸다. ...

데미안은 베로니카를 졸졸 쫓아다니기 시작했다..원래도 그랬지만 이젠 쉬는 시간에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왜 그러는지 물으니 상태가 안정될 때까지 지켜보라는 명령이 있었다고 대답했다. 데미안이 시키는 대로 밥도 먹고 잠도 자고 하며 계속 같이 지내다 보니 이젠 그 무표정한 얼굴도 꽤 친근해졌다. 베로니카는 슬슬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아직도 안색이 안 ...

나는 그녀를 륜이라고 부른다. 내 기억의 처음에 그녀가 쓰던 이름이며. 이 세계. 이 나라의 언어로는 수레바퀴라는 뜻도 된다. 마치 짧은 생애를 살고 죽으며 또 사는 것이 꼭 그녀 같다. 정작 내 이름은 잊었다. 이전 생에서 륜. 서롄이 죽은 뒤. 나는 의심가는 사람들을 모조리 잡아들였다. 실제로 죽였는지 아니었는지 여부는 상관없었다. 어차피 다들 그녀의 ...

우주정거장에 나와 안 친한 동료만 남았다.

본 작의 배경은 ISS 이후 새로 우주정거장을 개설한 근미래로. 과학 잡지를 참조해서 쓴 고증 따위 신경쓰지 않은 작품임을 밝힙니다. 베로니카는 땀을 흘리며 러닝머신을 달리고 있었다. 평소에는 이어폰을 꼈겠지만. 지금 운동 구역에는 자신뿐이어서 그냥 음악을 크게 틀어놓았다. 여성 보컬의 높은 목소리가 울려 퍼지다가 뚝 끊기더니 알람이 울렸다. 베로니카는 숨...

스토킹 및 살인 간접 묘사 있습니다.

시각은 열두시를 넘기고 있었다. 방 안에는 피곤한 얼굴을 한 여자가 앉아있었다. 시간도 늦었지만. 우는 것은 특히 체력을 더 뺐어간다. 형사는 사건 파일을 닫았다. 한 사람이 죽었고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둘이다. 건장한 남자 하나. 그리고 저 방에 앉아있는 평균 체격의 여자. 형사는 범인이 남자 쪽이거나. 아니면 제 3의 범인이 있을거라 생각했다. 팔팔...